무념무상 II
나는 그다지 진득하지 못한 터라서 공부도 이것, 저것 기웃 거리기만하고 한 가지도 깊게 못한 듯 하다. 그래도 사진에 빠져든 이후에는 제일 오랫동안 버티고 있는 자신을 보고 결국은 사진이 내 팔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.
누가 나에게 웬 놈의 풀만 그렇게 오랫동안 찍어왔느냐고 묻는다면,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다. 왜냐하면 나 자신도 아직은 알듯 알듯 하면서도 그리 확실하게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. 그러나 한 가지 답은 가지고 있다. 그것은 오직 풀이 자꾸만 눈에 보이고, 그저 찍고 싶을 따름이었다는 것. 내 사진의 소재가 주로 자연으로 가고 있는 까닭은 아마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?
글 / 이완교




















